공산당선언강유원의고전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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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유원 (뿌리와이파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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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으려고 한 책이다. '공산당선언(아래 꽁 선언)' 혹은 '공산주의선언'이야 5번은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고른 데에는 '강유원'이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다.

자신이 어느 대학의 야간 수업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썼다. 중요한 부분을 따로 뽑아 길고 쉬운 해설을 단 형식이다. 맑스와 엥겔스의 삶에 대해서도 짧게 소개했다. 책 자체가 꽁 선언을 위한 매우 친절한 입문서다.

어떻게 하면 꽁 선언을 후배들과 자연스럽고 재밌게 읽을까를 고민한 적이 꽤 오래 됐다. 그래서 관련된 책을 2년 쯤 전에 뒤져봤다. 당시 발견한 책이 '세계를 뒤흔든 공산당 선언'(데이비드 보일 지음, 그린비)였다. 꽁 선언 본문이 책 중간에 수록돼 있고 앞 뒤로 꽁 선언을 둘러싼 역사적 배경, 맑스와 엥겔스의 삶, 19세기 중반 유럽의 혁명에 대한 요약이 담겨 있다. 꽁 선언 세미나 하는 데에 무척 충실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재밌는 건 아녔다. 강유원의 꽁 선언은 앞서 말했듯 친절하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새내기 혹은 아저씨들을 위해 강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래 강유원의 문체가 그런 것 같은데 거의 구어체라고 보면 된다. 또 본래 글을 잘 쓰고 쉽게 쓰고 힘빨이 팍팍 실리기 때문에 쉽고 재밌고 빠르게 쑥- 쑥- 읽을 수 있다. 현실 속의 사례들을 풍부하게 든다. '직장인 철학자'라는 별명을 달고 있는만큼, 직장 내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또 강의와 상관없는 이야기들도 실려 있는데 그게 또 맛이다.

꽁 선언 몇 번 읽은 나도 재밌게 읽었다. 이걸 가지고 후배들과 세미나하기는 좀 어색하지 않을까 싶다. 그치만 함께 읽으며 킥킥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일 것이다. 선배가 이 책을 미리 읽고 '공산주의 선언'(김태호 역, 박종철출판사)을 텍스트 삼아 곁가지 이야기들과 후배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사례와 논리들을 설명해줘도 좋을 것이다.

아쉽게도 애초 메모할 생각으로 읽지 않았기 때문에 발췌는 힘들다. 다만 책 속에서 그가 강추한 책 몇 가지를 꼽아보면, '역사철학 강의'(헤겔 지음),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데이비드 하비 지음),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리오 휴버만 지음) 등이 있다. 특이한 점은 강의의 시작과 끝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써오게 하더라.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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