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먹고 사는 꽃처럼 더없이 아름답고도 섬뜩한 늑대는 이미 산속을 달리고 있었으므로. 피와 뼈로 만들어졌으나 전쟁의 그 어떤 상처에도 희생될 수 없는 그 무엇. 비가 그러하고 바람이 그러하듯 시커먼 세계의 형태를 깎고 다듬고 파낼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고 믿고 있으리라. 하지만 쥘 수 없는 것은 결코 쥘 수 없고, 삽시간에 지지 않는 꽃은 없으며, 여자 사냥꾼과 바람마저도 두려워하며, 세계는 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167쪽
세상은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대로 보이는 법이라고도 했다. 장소가 사람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이 장소를 품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장소를 알기 위해서는 그곳에 가서 그곳 사람들의 마음을 보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지만 말고,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 우에르파노(고아)는 자신이 더 이상 사람들의 일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런 감정을 떨쳐 버려야 한다고, 사실 소년의 안에는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고, 더 깊이 알고 잎어 하는 커다란 영혼이 담겨 있다고, 소년이 세상을 필요로 하는 만큼 세상도 소년을 필요로 한다고, 그것은 소년과 세상에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노인은, 모든 좋은 것이 그러하듯 이것은 그 자체로는 좋지만 또한 위험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178쪽
세상은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대로 보이는 법이라고도 했다. 장소가 사람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이 장소를 품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장소를 알기 위해서는 그곳에 가서 그곳 사람들의 마음을 보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지만 말고,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 우에르파노(고아)는 자신이 더 이상 사람들의 일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런 감정을 떨쳐 버려야 한다고, 사실 소년의 안에는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고, 더 깊이 알고 잎어 하는 커다란 영혼이 담겨 있다고, 소년이 세상을 필요로 하는 만큼 세상도 소년을 필요로 한다고, 그것은 소년과 세상에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노인은, 모든 좋은 것이 그러하듯 이것은 그 자체로는 좋지만 또한 위험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178쪽
도중에 다른 책을 읽고 싶었다. 이 책이 왜 이렇게 재미없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답답한 심정이다. 그런데 내가 상상해본 것은, 2008년 가을 집에서 내가 읽었던 것처럼, 그런 시공간에서 읽는다면 달랐을 것 같다. 묘사로만 가득찬 소설. 풍경과 지형, 비유와 상징의 이야기.
늑대와 말. 그리고 동생의 죽음. 개. 빌리는 개를 찾으며 울부짖었다. 동물들. 멕시코. 인간으로 그려지기 위한 감상적 살점들이 잘려나간 건조한 땅의 인간들. 단지 존재로만 그 자리에 있을 뿐인 것들. 오래된 현자들이 던지는 이야기, 이야기들. 정의와 죽음과 비행기와... 어려운 소설이다. 다만 이 소설을 두고 광고 카피들이 말하듯 몇몇 장면들은 눈부시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건조하게 생생하다. 내 안에서 기이하고 어색한 낯섦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언젠가 또 읽을 날이 올까. 오늘은 메이데이다. 이 좋은 봄날에 대학로에서 벌어질 풍경과, 모여 있는 사람들이 그립다. 조금 아쉽고 부끄럽다.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