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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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익숙한 제목이다 싶었는데, 작년에 개정판이 나온 책이다. 꽤 많이 팔렸을 것 같은데?
목차만 봐도 아 이거 강준만이 썼구나... 그냥 딱 알 수 있다. 공저자 오두진은, 강준만씨가 재직하는 대학 학부의 학부생. 제자를 저자로 데뷔시킨 셈이다. 강준만 짱이다, 그런 이야기를 친구와 주고 받았다.
작고, 쉬운 책이다. 한반도에 커피라는 음료가 유입된 과정부터 오늘날까지를 막힘없이 술술 담았다.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다. 한국에서 커피는 흥미로운 음료다. 외국에서 그냥 '커피'라 부르는 음료를 '원두 커피'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믹스커피를 마시는 거의 유일한 나라도, 아마 한국일 거다. '동서식품'은 독재정권 시절부터 국내 커피 시장을 독점한 기업이다. 80년대 말인가 90년대에, 네슬레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두산과 손을 잡고 낸 상품이 '테이스터스 초이스'라고 한다. 맥심과 맥스웰은 동서식품의 대표 브랜드다. 안성기씨가 거의 20여년 동안 동서식품 커피의 간판 광고 모델이었다. 요즘은 아마 이나영씨일 것 같다. 한석규씨가 광고한 커피는 뭐였지? 여튼, 커피 광고 모델이란 그 배우에게도 매우 큰 도움이 될 뿐 더러 사회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한국에서 커피, 라는 음료를 마심으로써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향유하는 이미지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1930년대 종로에 생긴 카카듀, 라는 까페는 오늘날 홍대에서도 보기 힘든 외양을 하고 있었다. '인도풍의 실내장식에다 커피 포대인 마포를 벽지로 그 위에 봉산탈춤의 가면을 걸어놓고 간판 대신에 붉은 색을 칠한 바가지 세 개를 달아놓아 서울 거리에서 한층 이채롭게 보였다.'
이렇게 흥미로운 사실들을 충실히 복원해냈다. 기막히게 충실한 자료 조사와, 두껍지 않고 크지 않은 분량의 본문 덕택에, 책에는 저자들의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 아주 '성실한' 책이다, 강준만씨 답게.


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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