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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받은 책이다. 선물받지 않았다면 내가 이 책을 읽을 일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일단 일본 문학은 잘 접하지 않는 편이고, 장르 문학도 거의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방 학생이 선물해줬다. 대학로 어느 헌책방에서 샀다고 하는데 조금 의심스럽긴 하다.
쇼트쇼트 스토리, 그러니까 무쟈게 짧은 이야기, 초단편 소설 을 모아놓았다. 단편들의 길이가 2쪽~10쪽 안이다. 모두 44편이나 된다.
일본에서 1981년에 출판된 것 같다. 장르 문학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고, 또 장르 문학이 일본과 세계에서 어느 정도로 인기있는지도 잘 모르지만 3000만 부에 30여개국 이라니 여간 많이 팔린 게 아니다. 읽으면서 10편 정도의 단편은 '이야~'라고 감탄할 정도로 기발하거나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담고 있었지만 절반 정도는 특별히 기발하지도 않았고 '음, 재밌네, 음' 정도였을 뿐이다.
'이야~'였던 작품들 : 손가락, 수지, 선전 시대, 즐거운 매일, 반정부성, 억지를 부려 얻은 득, 계기, 쓸데없는 참견, 하루의 업무, 세월
여러 단편에서 좌파적인 감수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대 사회에 대한 냉소와 아주 예리한 묘사나 지적은 거의 언제나 좌파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러한 예술적 감수성이 정치적 논리로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는다. 얼마 전 이외수씨의 군대에 관한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 같은 곳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작품이 워낙 짧으니 호흡도 길지 않아서 좋겠다. 근데 뭐 딱히 내 취향이라고 보긴 힘들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