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픽션

이권우,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권고마 2010. 3. 23. 20:30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이권우 (그린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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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삶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렇게 되리라 / 나는 읽는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책벌레의 영혼을 요약하면 이렇게 되리라 / 나는 구성되어 있다. 지금껏 읽어온 책으로.

이 정도의 책벌레면 사실 좀 질릴 정도다. 책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괜찮은 책이지만 나로서는 '그럼 그럼, 아무렴 아무렴' 하다가 '알고 있다니까요, 더 재밌는 이야기는 없어요?'로 감상이 바뀌어 갔다. 나중에 가서는 특별한 감흥이랄 것은 없었다.
동의하기 힘들었던 점은 청소년들에게는 다소 억지로라도 책을 읽혀야 하며 논술은 그러한 효과를 일정 부분 달성하고 있으므로 나쁘지 않다는 식의 주장이었다. 요약본이라도 읽는 게 어디냐는 것인데. 불편한 주장이었고, 꼰대 냄새도 좀 났다. 책이란, 억지로라도 읽혀야 하는 건가? 스스로 읽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먼저 읽고 있는 사람의 도리 아닌가? 게다가 내 생각으로는, 결과적으로는 일부 청소년들이 논술 학원에서 훌륭한 선생을 만나 진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맞이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들은 논술 시험 때문에 고전을 결정적으로 오해한 채로 평생을 살아갈 가능성이 더 많을 것 같다.
여튼,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