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픽션

정유정 장편소설, 내 심장을 쏴라

권고마 2010. 10. 5. 18:50
내심장을쏴라제5회세계문학상수상작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정유정 (은행나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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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하나가 가지고 있던 책. 내가 가지고 온 책 중에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은 죄다 매우 두껍거나 꽤 어려운 것들이라, 짬짬이 시간내 책 읽을 수 있는 평일에 적당한 소설책 한 권이 필요했었다.
재밌게 읽었다. 서사에 충실한 작품이다. 정신병원을 무대로 삼았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다. 심사위원들도 이 점을 두고 자료수집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작가 역시 실제로 정신병원에서 지내볼 수 있는 기회를 찾기가 매우 힘겨웠다고 말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들 - 환자들, 매우 기이한 사람들. 두 주인공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은 줄거리에 매우 잘 어울렸고 그들의 활약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이유가 있듯 그들에게도 이유가 있다. 타인과 교신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게 비극일 뿐이지. 사람들은 스스로 그걸 '영화'라고 칭했다. 병동은 각자의 영화가 동시 상영되는 극장이었다. 그러니 시끄러울 밖에. 141쪽

'류승민'이라는 인물의 사연이 좀 껄끄럽긴 했다. 이런 사람이 없으란 법은 없다만, 그래도 좀... 간호사 '최기훈'에게는 무언가 사연이 있을 것처럼 보였는데, 말해주지 않는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인물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은데(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이다 보니), 그들의 사연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지면서 두 주인공의 이야기로 녹아드는 과정이 아주 훌륭하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