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픽션
나도 얼른 밥벌이 해야 하는데... : 홍희선.김대욱 지음, 행복한 밥벌이
권고마
2010. 11. 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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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경주, 감독겸배우 양익준, 붕가붕가레코드 사장 고건혁, 아트디렉터 김소영, 개그맨 한민관, 록밴드 국카스텐, 배우 김산호,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만화가 최규석, 그래피티작가 JNJ CREW, 포토그래퍼 전소연, 팝아티스트 낸시 랭, 현대음악작곡가 신나라, 큐레이터 몰라, 라퍼커션 리더 전호영, 배우 한지만,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박선희. 20대 후반의 두 젊은 남녀가 '행복한 밥벌이'라는 주제로인터뷰한 사람들이다. 실로 적절하다 할 수 있다.
김경주, 양익준, 고건혁, 최규석 씨. 이들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로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낸 책을 읽었고, 만든 영화를 보았으며, 음악을 들었다. 이들 이름을 발견하자 마자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아주 강렬하게 차올랐다. 읽다 보니 흥미로운 사람도 여럿이다. 아트디렉터 김소영씨, 현대음악작곡가 신나라씨, 라퍼커션 리더 전호영씨의 경우. 그들의 치열한 삶이 인상적이었다.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김소영씨), 어떻든 내 할 일 굶지 않고 할 수만 있으면 그걸로 행복하다는 사람(신나라씨), 이라크에 파병 가 번 돈으로 브라질에서 악기를 사고 한국에 와 외계인 가면을 쓴 채 길거리서 공연하는 사람(전호영씨).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씨는, 아마 학교 다니면서 분명 마주쳤을 텐데, 얼굴을 보니 대략 익숙한 얼굴이긴 한데, 뭐 그런 생각을 했었다. 큐레이터 몰라 씨는, 이 사람 꽤 많은 일을 해왔다는 걸 인터뷰를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KT&G가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간됐다. 두 저자 스스로가 '행복한 밥벌이'라는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그들이 그런 고민을 안고 살아가며 노력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으로서, 또래의 한 사람으로서, 배아픔을 감수하고 냉정히 평가했을 때 두 사람이 만든 책은 꽤 괜찮았다! 할 말이 없어 이리저리 머리 굴려 쓴 듯한 감상적인 부분이 드물게 눈에 띄긴 했지만, 나는 이 책이 꽤 잘 만든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주제에 비춰봤을 때 인터뷰이의 선정 역시 탁월하다. 각자가 적든 많든 자신만의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요즘 자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한다. 실제로 어줍잖게나마 기자일을 몇달 해본 적 있고, 오래가지 못했지만 하나의 매체를 만들고 꾸려나가는 과정을 체험하기도 했었다. 그 몇달을 지내고 난 뒤의 결론은 '나는 기자 일이랑 안 맞다'였다. 아이디어는 샘솟았는데 취재에 쥐약이었다. 그런 결론을 끌어안고 살았는데, 요즘 다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 내가 하고 싶은 여러 가지들을 검토한 결과 그 모든 것을 종합한 직업이 '기자'라는 걸 발견했다. 인터뷰, 르포, 서평.(하여간 하나같이 글 쓰기이긴 하다.) 여튼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마지막 인터뷰이 박선희씨의 말들이 재밌게 다가왔다. 내 글을 읽고 싶어 신문을 사는 사람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 나는 한겨레21을 보며 그런 기자들이 몇명 생겼다.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동아일보를 가끔씩 들춰볼 생각이다. 박선희라는 이름 어디 있나, 하면서 말이다.
나도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적어도 이 책만큼은 잘 써야 한다는 기준.
김경주, 양익준, 고건혁, 최규석 씨. 이들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로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낸 책을 읽었고, 만든 영화를 보았으며, 음악을 들었다. 이들 이름을 발견하자 마자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아주 강렬하게 차올랐다. 읽다 보니 흥미로운 사람도 여럿이다. 아트디렉터 김소영씨, 현대음악작곡가 신나라씨, 라퍼커션 리더 전호영씨의 경우. 그들의 치열한 삶이 인상적이었다.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김소영씨), 어떻든 내 할 일 굶지 않고 할 수만 있으면 그걸로 행복하다는 사람(신나라씨), 이라크에 파병 가 번 돈으로 브라질에서 악기를 사고 한국에 와 외계인 가면을 쓴 채 길거리서 공연하는 사람(전호영씨).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씨는, 아마 학교 다니면서 분명 마주쳤을 텐데, 얼굴을 보니 대략 익숙한 얼굴이긴 한데, 뭐 그런 생각을 했었다. 큐레이터 몰라 씨는, 이 사람 꽤 많은 일을 해왔다는 걸 인터뷰를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KT&G가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간됐다. 두 저자 스스로가 '행복한 밥벌이'라는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그들이 그런 고민을 안고 살아가며 노력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으로서, 또래의 한 사람으로서, 배아픔을 감수하고 냉정히 평가했을 때 두 사람이 만든 책은 꽤 괜찮았다! 할 말이 없어 이리저리 머리 굴려 쓴 듯한 감상적인 부분이 드물게 눈에 띄긴 했지만, 나는 이 책이 꽤 잘 만든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주제에 비춰봤을 때 인터뷰이의 선정 역시 탁월하다. 각자가 적든 많든 자신만의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요즘 자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한다. 실제로 어줍잖게나마 기자일을 몇달 해본 적 있고, 오래가지 못했지만 하나의 매체를 만들고 꾸려나가는 과정을 체험하기도 했었다. 그 몇달을 지내고 난 뒤의 결론은 '나는 기자 일이랑 안 맞다'였다. 아이디어는 샘솟았는데 취재에 쥐약이었다. 그런 결론을 끌어안고 살았는데, 요즘 다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 내가 하고 싶은 여러 가지들을 검토한 결과 그 모든 것을 종합한 직업이 '기자'라는 걸 발견했다. 인터뷰, 르포, 서평.(하여간 하나같이 글 쓰기이긴 하다.) 여튼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마지막 인터뷰이 박선희씨의 말들이 재밌게 다가왔다. 내 글을 읽고 싶어 신문을 사는 사람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 나는 한겨레21을 보며 그런 기자들이 몇명 생겼다.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동아일보를 가끔씩 들춰볼 생각이다. 박선희라는 이름 어디 있나, 하면서 말이다.
나도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적어도 이 책만큼은 잘 써야 한다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