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논픽션이다. 8월 5일 지하 약 700미터 지점에 33명의 광부가 매몰된 이후 69일째, 10월 14일 마침내 전원 구출되기까지. 33명의 칠레 광부들이 왜 산호세 광산에 내려가야 했는지부터(정확히 말하면 태평양의 나스카 판과 대륙의 남아메리카 대륙판이 충돌하여 안데스 산맥이 생겨났다는 사실부터), 그들을 돕기 위해 전 세계의 최첨단 장비와 기술자들(심지어 그 광부들에게 삼성은 프로젝터가 내장된 휴대폰을 보냈고 덕택에 광부들은 지하 700미터에서 축구 경기를 보았다고 한다)이 누구의 무슨 연락을 받아 어떤 루트로 산호세 광산의 구조 캠프로 오게 되었는지까지 친절하고 흥미진진하게 서술한 책. 저자 마크 애런슨도 흥미로운 사람. 편집자 출신 저자다. 출판사가 제공한 저자 소개글 중 일부를 옮겨 오면,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미국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출판 편집자로 일했고, 20년 이상 청소년 책을 써왔다. 대표작인 『롤리 월터 경과 엘도라도 탐험』으로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을 받았고, 미국도서관협회가 뛰어난 청소년 논픽션 책에 수여하는 로버트 F. 시버트 논픽션 메달상의 첫 수상자가 되었다." 원서의 기획 컨셉트는 청소년용 과학서였고, 한국어판도 그렇다.  

나는 이게 진짜 궁금하다. 




위 사진은 책에 수록된 산호세 광산 구조 과정의 전반을 담은 인포그래픽이다. 이거 대체 누가 그린 걸까? 본문 사진 및 그림 출처에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디자인을 담당한 '오예'라는 곳이 만든 것 아닌가 싶은데.


광부는 자기에게 유리하게 중력을 사용하려고 한다. 광부들은 조를 이루어 바위에 구멍을 낸 다음, 틈 사이에 폭탄을 넣고 바위를 폭파한다. 광물이나 금속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면 그것을 수레에 싣는다. 광부들은 폭발물을 사용해서 강물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는 돌들을 흐르게 한다. 자신들의 머리 바로 위쪽에서 말이다. 광부 오노프레 태포야는 미국 애리조나 주의 샌매뉴얼 구리 광산에서 구리를 캐내던 첫날을 이렇게 회상한다. "400미터 두께의 땅이 내 위에서 액체처럼 흐르고 있었습니다. 쏟아지기라도 했다가는 와르르 무너질 것 같았어요." 

광부는 바위의 흐름을 느슨하게 풀어 놓는 대담한 사람이다. 22쪽


오늘날, 미국인 한 명이 한해 사용하는 구리의 양은 평균 7킬로그램이다. 그중 2킬로그램은 재활용되지만 5킬로그램은 새로 발견되어 가공되어야 한다. 칠레 해안의 나스카 판과 아타카마 단층이 현대의 구리 수요를 충족시켜 주었다. 그리고 그 말은 코피아포의 남자들이 산호세 광산으로 깊이, 더 깊이 내려가야 한다는 뜻이었다. 34쪽


산호세의 승리는 오늘날 광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술과 장비의 승리이기도 했다. 산호세의 이야기는 우리 발밑의 세계를 읽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 준다. 128쪽


앨버트 홀랜드 박사는 우주 비행사를 꿈꾸는 청년들, 화성과 그 너머를 여행하는 역사적인 팀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조언을 남겼다. "많이 읽으세요. 어니스트 섀클턴(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탐험가)과 그의 선원들 같이 극한 상황에 처했던 사람들에 대한 책을 읽으세요. 생존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세요. 그들이 불가능한 것을 이뤄 낼 수 있었던 비결과 기술을 배우세요. 여러분이 우주로 가고 싶다면, 광산 깊은 곳에 갇힌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150쪽


다른 출판사는 이런 종류의 쉽고 친절한, 그림이 곁든 과학책을 자주 번역한다. 미국에서 이 책은 얼마나 팔렸을까?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거의, 별로 안 팔린 것 같다. 두 인터넷 서점 판매지수를 확인해 보니 아주 많이 낮네.. 그래도 뭔가 다른 유통망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함도 생긴다. 책 이렇게 이쁘게 만들어 놓고 설마 이렇게 안/못 파셨을까 싶은 마음이어서. 하여간 책 무척 재밌게 읽었다. 




작전B

저자
마크 애런슨 지음
출판사
다른 | 2012-08-22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작전B』는 세계는 죽음에 내몰린 칠레 광부들을 어떻게 구조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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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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