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텀 Factotum (1975년)

찰스 부코우스키 장편소설 | 석기용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부코(우)스키의 장편 소설 삼부작 중 두 번째. 읽는 동안에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지해지는 게 쓸데없는 일 같다는 생각도 들다가, 나와는 너무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삶들에 당황하고 허둥지둥하다가, 일과 여자와 술에 대해 단호하면서 지독하게 무책임한 모습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머릿속 어지럽힐 일 없이 한가한 주말에 읽기에 좋지만 읽고 나면 괜히 심란해서 맥주 먹고 싶어짐.


나는 침대로 들어가 포도주 병을 따고, 베개를 등받이 삼아 뒤에 단단히 받치고, 숨을 깊게 들이쉰 다음, 어둠 속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았다. 지난 닷새 동안 혼자 있는 건 처음이었다. 나는 고독 속에서 자란 인간이다. 내게 고독이 없다면, 그건 다른 사람에게 음식이나 물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고독이 없는 하루하루는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나는 나의 고독을 전혀 떠벌리지 않았다. 다만 그것에 의존할 뿐이다. 방 안의 어둠은 내게는 햇살과도 같았다. 나는 포도주를 한 모금 마셨다. 55쪽


"당신은 하는 일이 뭡니까?"

"아무 일도 안 하고 술이나 마십니다. 그 두 가지 일을 하죠." 68쪽





팩토텀

저자
찰스 부코우스키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7-09-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미국 현대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가 중 한사람으로 불리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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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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