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의 신": 댁스 혹

2014. 7. 22. 00:12


내가 처음 매료된 챔피언은 아마 리더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토마 블라샤흐(Thomas Blacharz)였다. 유투부에 있는 그의 소셜 영상 수십 개를 모두 찾아내고, 파일로 저장해서 출퇴근길에 보고, 잠들기 전에 보고, 그중 몇 가지는 수십 번을 봤다. 그의 춤에 있는 익살과 유머에 반했고 대부분의 영상에서 춤이 재밌어 죽겠다는 듯 신이 나 있는 그 표정이 정말 좋았다. 그의 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석 달, 넉 달 동안 수시로 친구들에게 영상 링크를 카톡으로 보내고, 술을 먹다 본 영상을 또 보며 환호하고, 영상 속 패턴을 익히려고 느린 속도로 영상 재생이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구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토마(스)는 몸이 악기고, 댁스는 리듬의 신, 맥스는 베이직의 신, 스카이는 스윙아웃의 신인 것 같아." 또 다른 친구는 이런 말도 했다. "토마(스)가 화려하지 않다고? 얼마나 화려한데." 수업을 듣고 계속해서 춤을 추고 음악을 더 자세히 들으려고 노력하면서 친구들의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물론 네 리더 모두 챔피언으로서 음악, 리듬, 베이직, 스윙아웃, 흠잡을 게 없지만 댄서로서 가장 본질적인 특징, 그의 영혼이라고 말할 만한 고유한 특성(캐릭터)이 각자 있는 것 같았다.


친구의 말대로 댁스(Dax Hock)는 리듬에 유독 뛰어난(같은 말이지만 리듬을 유독 즐기는) 댄서인 것 같다. 미디엄 템포의 곡에서 그 길쭉한 몸으로 부드러운 바운스를 보여 주며 음악 속에 깨알같이 숨겨진 리듬을 스텝으로 표현하고 팔뤄에게 그것을 전달하며 함께 춤을 춘다. 







댁스의 소셜 영상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맨 위의 영상은 알리스와 함께 춘 것인데, 댁스의 춤에 관한 재밌는 포스트 "우리 Dax가 달라졌어요" http://urbang.egloos.com/3958914 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어제 수십 번째로 다시 보다가 요즘 내가 댁스처럼 추려고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유는 몇 가지로 짐작이 갔다. 첫째 다른 리더들과 비교할 때 패턴 습득 능력이 눈에 띄게 느려 아는 패턴이 매우 적고, 둘째 그 결과 패턴보다 베이직을 이용해서 새로운 움직임을 시도하려 노력하게 되고, 셋째 음악의 전체적인 구조에 비해 악기의 리듬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넷째 무엇보다 요즘 댁스의 소셜 영상을 가장 즐겨 본다는 것 등이다. 경험상 영상 속 패턴이나 움직임을 따라하려고 노력하지 않더라도 나도 모르게 새로운 움직임을 시도하는 날이 있다. 그럴 때 하게 되는 게 대부분 영상에서 자주 보았던 움직임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런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봐서 대부분의 리더가 경험하는 현상인 것 같다. 


춤 이야기 적으니까 춤추고 싶다.. 



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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