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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책이었다... 윽. 속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좌우 여백이 보통의 다른 책에 비해 넓다.
한 1년 쯤 전에 어느 헌책방에 산 책이다. 존 쿳시, 라는 이름을 문학 강의 시간에 들은 적 있었다. 그래서 덜컥 샀지. 샀으니 언제가 됐든 한 번은 읽겠다 싶어.
샀고, 읽었는데, 어려웠다는 말 정도. 뭔가 이 어려움이 흥미로움으로 뒤바뀔 수 있는 실마리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걸 찾아내지 못했다. 소설과 소설가에 관한 메타 소설일 수도 있다는 어렴풋한 생각 정도? 그걸로는 택도 없이 부족하다 이거야.
한 1년 쯤 전에 어느 헌책방에 산 책이다. 존 쿳시, 라는 이름을 문학 강의 시간에 들은 적 있었다. 그래서 덜컥 샀지. 샀으니 언제가 됐든 한 번은 읽겠다 싶어.
샀고, 읽었는데, 어려웠다는 말 정도. 뭔가 이 어려움이 흥미로움으로 뒤바뀔 수 있는 실마리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걸 찾아내지 못했다. 소설과 소설가에 관한 메타 소설일 수도 있다는 어렴풋한 생각 정도? 그걸로는 택도 없이 부족하다 이거야.
네차예프는 기계(나:인쇄기)를 탁 때리며 말한다. "이건 모든 작가의 힘의 근원이죠. ..." 260쪽
"막시모프 고문관, 당신이 두려워하는 게 뭐요? 당신이 카람진이나 카라마조프나 다른 이름을 가진 사람에 관해서, 또는 카람진의 두개골이 계란처럼 쪼개지며 벌어지는 상황에 관한 글을 읽는다고 합시다. 그럴 경우 진실은 무엇이오? 당신은 그 인물과 함게 고통스러워합니까?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도끼를 휘두르는 팔 밑에서 은밀하게 그걸 즐깁니까? 대답을 못하는군요. 그렇다면 내가 당신에게 말해보죠. 독서 행위는 팔이 되고 도끼가 되고 두개골이 되는 것이오. 독서 행위는 거리를 두고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단념하는 것이오. ..." 65쪽
그는 막시모프의 조수가 그에게 했던 질문을 떠올린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쓰시오?"
그는 이제서야 그가 대답했어야 할 말들을 찾아낸다. "난 진실의 왜곡에 관한 글을 쓰지요. 나는 구부러진 길을 택해 아이들을 어두운 곳으로 데리고 가는 사람이오. 나는 펜이 춤추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이오." 310쪽
"막시모프 고문관, 당신이 두려워하는 게 뭐요? 당신이 카람진이나 카라마조프나 다른 이름을 가진 사람에 관해서, 또는 카람진의 두개골이 계란처럼 쪼개지며 벌어지는 상황에 관한 글을 읽는다고 합시다. 그럴 경우 진실은 무엇이오? 당신은 그 인물과 함게 고통스러워합니까?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도끼를 휘두르는 팔 밑에서 은밀하게 그걸 즐깁니까? 대답을 못하는군요. 그렇다면 내가 당신에게 말해보죠. 독서 행위는 팔이 되고 도끼가 되고 두개골이 되는 것이오. 독서 행위는 거리를 두고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단념하는 것이오. ..." 65쪽
그는 막시모프의 조수가 그에게 했던 질문을 떠올린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쓰시오?"
그는 이제서야 그가 대답했어야 할 말들을 찾아낸다. "난 진실의 왜곡에 관한 글을 쓰지요. 나는 구부러진 길을 택해 아이들을 어두운 곳으로 데리고 가는 사람이오. 나는 펜이 춤추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이오." 310쪽
어딘가 음침한 책이라는 건 분명하다. <책 사용법>을 쓴 정은숙씨는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하나가 존 쿳시라고 했다. 나는 아직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나한테 가르쳐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