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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지 두어 달 되었다. 속도감 있게 아주 빨리 읽히는 소설이다. 장르적인 작품은 아니다. 그럼 왜 이렇게 흥미로운 걸까, 왜 이렇게 빨리 읽고 싶은 걸까, 읽는 동안 궁금해 했다. 이유는? 명쾌한 답을 내놓기엔 내 능력이 부족하지만, 힘닿는 대로 설명해보고 싶다. 이 소설의 힘은 인물 에서 나오는 것 같다. 래리, 이사벨, 엘리엇, 작품 속 화자인 소설가. 네다섯 명의 중심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 놓았다. 머릿속 이미지들로 그 인물들의 외모, 옷차림, 말투와 성격까지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들 각각이 가지고 있는 개인사, 사회적 배경, 성격과 취향 등이 정교하고 자연스럽게 짜이면서 큰 줄기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매끄럽게 잘 만들어진 전형적인 영국 소설 같은 느낌이다.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같은 작품들.
여담으로, <달과 6펜스>의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생전에 영국 첩보기관의 협력자였다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007' 같은 기관에 소속된 스파이였던 셈. 첫 작품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어 아흔한 살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평생 폼나게 살고자 했고 실제로 그렇게 살다가 가지 않았을까 싶다.
여담으로, <달과 6펜스>의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생전에 영국 첩보기관의 협력자였다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007' 같은 기관에 소속된 스파이였던 셈. 첫 작품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어 아흔한 살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평생 폼나게 살고자 했고 실제로 그렇게 살다가 가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그녀의 소신에 따르면, 남자는 마땅히 일을 해야 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아내와 가족들이 그의 신분에 맞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또 자식들이 성년이 되어 웬만큼 안정적인 생활을 꾸릴 수 있을 만큼 좋은 교육을 시키고, 죽을 때는 아내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유산을 남겨 주는 것이 남자의 책무였다. 146쪽
"열정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파스칼은, 가슴은 이성이 이해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이유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 내 생각이 맞는다면 그건 열정이 가슴을 사로잡으면 가슴은 사랑을 위해 세상을 잃어도 좋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그럴듯한, 심지어는 결정적인 이유들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야. 그래서 명예를 희생시켜도 좋고 치욕도 그리 큰 대가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지. (...)" 280쪽
"열정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파스칼은, 가슴은 이성이 이해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이유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 내 생각이 맞는다면 그건 열정이 가슴을 사로잡으면 가슴은 사랑을 위해 세상을 잃어도 좋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그럴듯한, 심지어는 결정적인 이유들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야. 그래서 명예를 희생시켜도 좋고 치욕도 그리 큰 대가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지. (...)" 280쪽
2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