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에서 샀다. 올 한 해 독서목표 중 하나가 희곡 스무 편 읽기다. 정작 연극은 거의 보질 않으면서, 희곡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다. 주위에 연극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좀 비비적대고 싶은데. 

병적인 작품이다. 


아녜요. 남자들이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절대로 몰라요. 남자들은 무엇에나 만족하지 못해요. 남자들이 아는 것이란 통틀어서, 그저 꿈꾸는 일, 새 의무를 생각해 내는 일, 새 고장이나 새 보금자리를 찾는 일들뿐이에요. 반대로 우리들은 그저 참을 겨를 없이 사랑하고, 같이 자고, 손을 붙들고, 홀로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밖에는 몰라요. 사랑할 때는 딴 생각이 안 나는 법이에요. <오해>, 133쪽

해가 질 무렵의 시간들이란 고독한 남자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법이야. 아, 움직일 때마다 쑤시는 고약한 상처처럼, 온 몸의 구석구석에서, 나의 옛 고뇌가 되살아나는구나. 그것의 이름을 나는 알고 있지. 그것은 영원한 고독에 대한 공포요, 아무런 반응도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야. <오해>, 171~172쪽

솔직하게 말하면, 당신의 눈물은 내 마음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어요. <오해>, 214쪽


안쓰럽다. 이런 고민 하며 살았다는 게. 스스로에 대한 기대 좀 내려놓고 살면 편하다. 내가 좋은 인간인지, 좋은 인간이어야 하는지, 지금 나는 알지 못하겠다. 내 삶이 어떤 가치를 생산해내야 한다니, 부담스럽다. 그냥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고, 내 삶만을 걱정하겠다.  



정의의 사람들(서문문고 52)

저자
알베르까뮈 지음
출판사
서문당 | 1996-04-30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A·까뮈의 작품들은 날이 갈수록 새로운 빛을 발하며 모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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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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