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하는 정신: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 몽테뉴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 안인희 옮김 | 유유 | 2012년 


저 부제 봐라. 저 부제. 저 부제! 저런 부제가 달려 있는데 2013년을 맞이하는 우리가 읽지 않고 배길 도리가! 그래서 이 책은 <살아야 하는 이유>와 함께 2013년을 맞이하는 권고마의 힐링 도서로 선정되었다. 유유, 라는 출판사를 좋아하기도 하고. 

슈테판 츠바이크는 한국에서 일정 정도 유명한 독일의 작가다. 소설가이기도 했지만 전기로 더 알려져 있다. 1934년 오스트리아를 떠나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다 1942년에 결국 자살하고 만다. 저 유럽의 광기를 도저히 참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만년에 미완의 원고로 남긴 작품이 이 책이다. 저자 본인이 밝히듯, 16세기 유럽의 난장판을, 종교적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막대한 인간이 죽었던 시대를 목격했으면서도 자유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겼던 프랑스 모럴리스트의 삶은 매우 인상적이다. 


몽테뉴가 모든 시대를 위해 가장 단호하게 전파한 저 개인의 자유라는 게 1900년 무렵의 우리가 정말 그토록 열렬히 옹호할 만한 것이었던가? 이 모든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명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 자유는 이미 오래전에 독재와 노예 상태에서 해방된 인류에게 법률과 관습을 통해 확고히 보장된 소유물이 아니었던가? 자신의 목숨에 대한 권리, 스스로 생각할 권리 그리고 아무런 방해없이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권리는 마치 우리 입의 숨결처럼, 우리 심장의 박동처럼 자명하게 우리 자신의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던가?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하나씩 우리 앞에 열렸으며, 우리는 국가의 포로가 아니었고, 전쟁 복무에 묶이지도 않았고, 전제적인 이데올로기의 변덕에 종속되지도 않았으며, 추방당하거나 쫓겨나거나 갇히거나 박해당할 위험에 처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 우리 세대에게 몽테뉴는 진작 부수어버린 쇠사슬을 무의미하게 쩔그럭거리는 사람으로만 보였다. ... 몽테뉴의 삶의 기술과 지혜를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그의 싸움의 필연성이야말로 우리 정신의 세계에서 가장 절실한 것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삶과 비슷한 상황을 마주해야만 했던 것이다. 24~25쪽


옮겨 적으면서 지난 몇 년 간의 한국 사회를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 간의 한국 사회를 생각했다. 


사실 이 책에 대해서는 정말, 너무 멋진, 두 편의 서평이 있다. 이 서평들을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읽어보고 나면 보지 않을 도리가 없어지리라 장담한다. ... 그랬는데, 방금 찾아보니 그중 한 편의 글이 사라졌다. 개인 블로그에 올리셨었는데 이제는 읽을 도리가 없다. 읽고 나서 정말 충격받았던 글이었는데. 이런 세상에. 어쩔 수 없이 다른 한 편의 글만 소개한다. 


암흑의 시대, 절망하라 또 절망하라!

[마녀의 '도서관 편지'] 몽테뉴와 슈테판 츠바이크


책이 정말 이쁘다. 나의 자유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라면 읽으면서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다. 특히 세상사 이러쿵 저러쿵 떠들기 좋아하는 인간들은 더욱. 




위로하는 정신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출판사
유유 | 2012-09-0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츠바이크가 생애 마지막 순간에 타는 목마름으로 자신의 심경을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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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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