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Gravity)

알폰소 쿠아론 감독 | 2013년

 

 

그래비티를 보았다. 롯데시네마 피카디리, 오후 7시 30분, 혼자. 그리고 지금은 동대문, 두타 2층 커피빈, 오후 10시 11분. 늦은 밤 이 까페에 앉아 김목인을 들으며 두 눈을 손으로 가리고 우주 한가운데에서 사라질 뻔한 라이언의 기분을 느껴 보려고 했다. 간단한 이야기였다. 갑작스러운 삶의 의욕과 남겨진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잘 납득이 안 되었다. 고요함, 편안함, 아무것도 없음에 관한 끔찍한 공포심 같은 것이 인상적이었고 가장 강렬했다. 수시로 발가락을 꽉 오므리며 영화를 보았다. 지구가 참 크다는 것, 더 큰 곳 한가운데 떠 있는 세계일 뿐이라는 것, 그런 사소한 행성을 우리가 망치고 있다는 것, 우린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것, 이 삶이 언제든지 끝날 수 있다는 것. 현재에 충실하라는 명령. 

 

* 그날 저녁 연락이 온 친구는 마침 자기도 같은 시간에 먼 도시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고 했다. 놀라운 우연.

 

 


그래비티 (2013)

Gravity 
8.1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90 분 | 2013-10-17



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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