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와디의 아이들 -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지음 | 강수정 옮김 | 반비 | 2013년


어마어마한 추천사. 아마르티아 센, 빌 게이츠, 바버라 에런라이크, 살만 루슈디,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적어도 표1의 저자 소개 글만 봐서는 미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 같다. 거기에 '아이들'을 부각한 제목과 표지, 매끄럽고 매력적인 부제까지 더해서 국내에서도 출간 당시 꽤 주목받았다. 르포르타주에 관심 있어 하는 나 같은 독자도 당연히 관심을 가졌고 사서 읽었다. 


결과적으로 꽤 실망스러웠다. 저자는 인도의 한 빈민촌의 삶들을 3인칭 시점의 소설처럼 썼다. 충분하다 못해 지나칠 정도의 세밀한 취재로 뒷받침되었다고 후기에 가서 설명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이 책은 픽션이지 논픽션이 아니며 르포르타주는 더더욱 아니다. 나는 취재한 자와 그가 마주한 세계 간의 갈등, 그 세계에 대처하는 취재자의 태도 같은 것이야말로 르포르타주의 핵심이자 가장 흥미로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지독하다 못해 처참한 가난의 풍경을 활자로나마 전해 들을 수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참혹한지도 전해 들을 수 있지만, 그 풍경을 본 자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 


전혀 망설이지 않고 헌책방에 팔 수 있을 것 같다. 


2013. 11. 




안나와디의 아이들

저자
캐서린 부 지음
출판사
반비 | 2013-08-2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찰스 디킨스, 조지 오웰을 잇는 도시 빈곤 르포르타주의 새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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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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