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춘 지 여섯 달이 지났다. 그간 한 주도 빠짐없이 춤을 추었고 매주 같은 사람들을 만났고 맥주를 마시고 인사를 나누었다. 핸드폰 한 구석에서는 수십 명 또 수십 명의 사람이 모여 떠들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며 지내는 건 수년 전 공부방 생활 이후 처음이다. 한동안 잊고 있던 내 모습을 새롭게 목격하는 일이 많다. 의리, 체면, 눈치 같은 것을 이전보다 더 거추장스러워하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세상에 내가 불편해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정말로 술을 많이 먹는다. 다들 무슨 생각들을 하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여러 개의 가면을 가진 채 제 모습을 가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I would rather dance with you than talk. 손을 잡고 춤을 추다 보면 머리 끝까지 즐거울 때가 있다. 마음을 확인한 적 없고 확인하는 일도 불가능하니 영영 알 수 없겠지만, 그와 내가 함께 즐겁다는 사실을 눈빛과 손끝으로 느낄 때, 우리가 음악과 함께 춤추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매 곡 춤을 추고 나서 감사하다는 말을 파트너에게 거듭 전하지만, 그럴 때면 낯모르는 그가 정말로 고마워서 내 마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해 안타깝다. 


위의 영어로 된 문장은 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보았다. 신 나게 즐겁게 춤을 추고 빠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말을 얼마나 자주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 복잡한 마음을 설명할 말을 찾기가 힘들어 속으로 곱씹기만 한다.


나는 이런 춤을 추고 있다. 아래 영상에 비하면 내 춤은 춤이 아니라 운동 같다. 어쨌든 나는 요즘 이렇게 추고 싶어 거의 입시생처럼 지낸다. 




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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