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만 있다면 BOTH WAYS IS THE ONLY WAY I WANT IT
마일리 멜로이 소설집 | 강정우 옮김 | 책세상 | 2013년
친구가 대뜸 가방에서 꺼내서 선물해주었던 책. 그전까지 작가도 책도 전혀 몰랐다. 읽은 지 1년은 된 것 같다. 지금 다시 살펴보는 동안 대부분의 작품의 줄거리가 다시 기억이 났다. 이렇게 잠깐 훑어보는 것만으로 각각의 작품을 읽었을 때의 심정과 기분이 어땠는지 환기되는 것이 신기하다. 이 책과 비슷한 시기에 앤드루 포터의 소설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었는데, 이 책을 살피는 동안 표제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의 줄거리도 다시 생각이 났고 그 작품이 내게 얼마나 좋았는지도 기억났다. 앤드루 포터와 마일리 멜로이 모두 카버의 자장 혹은 20세기 후반 미국 단편 소설의 일반적인 스타일에 속한 것 같다. 그래서 비슷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조금씩 다르다. 생각보다 괜찮은 소설집이다.
"아버지한테 사랑받고 자란 어린 소녀들의 표정이 있거든." 베아가 말했다. "세상의 추한 면에도 절대 휘둘리지 않을 그런 표정. 스무 살이 넘어서도 그 얼굴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아주 괜찮은 거야. 그런 사람들은 주변에 보호막이 있는 셈이야. 조나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 어릴 적부터 항상 세상의 추한 면들을 알고 있는 것 같거든." 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