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나는 까뮈 사진

흑사병은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페스트균은 현재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 부분적으로 분포해 있다. 페스트균은 숙주 동물인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흑사병의 주요 형태는 가래톳 흑사병(bubonic plague), 패혈증형 흑사병(septicemic plague), 폐렴형 흑사병(pneumonic plague) 등이다. 중세에 유럽에서 크게 유행하여 희생자가 많았다. 국내에서는 근래에 발병이 보고된 바가 없다.
* 발병위치 : 전신

yes24에 책표지 사진이 없다. 그래서 표지 이미지 없이 그냥 리뷰 쓰려니 허전하다. 아래는 레포트.



발췌한 문장들

거기에서도 가장 절실한 슬픔이, 흔히 회화의 평범한 방식으로 표현되기가 일쑤였다.(77쪽)

일하는 남자, 가난, 천천히 막혀가는 장래, 식탁 주위를 저물어가는 저녁 때의 침묵, 그러한 세계에 정열이라는 것이 파고들 여지란 없다.(82쪽)

"글쎄 생각 좀 해보세요, 선생님. 엄밀하게 말해서, '그러나'와 '그리고' 중에서 어느 것을 택하느냐는 퍽 쉬운 편입니다. 그런데 '그리고'와 '그 다음에'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하느냐가 되면 벌써 까다로워집니다. '그 다음에'와 '이어서'가 되면 더 곤란해집니다. 그러나 분명히 가장 곤란한 것은 '그리고'를 쓸 필요가 있느냐를 결정하는 일이죠."(100쪽)

새벽 4시, 보통 사람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비록 보람없는 밤이었다 하더라도 그때는 모두들 잠들어 있는 시간이다. 그렇다, 그 시간에는 모두들 잠을 잔다. 그리고 또 그 시간은 마음이 편안한 시간이다. 왜냐하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지없이 소유하고 있다거나, 도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오며, 다시 만나는 날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결코 깨우지 않을, 꿈도 없는 깊은 잠 속에 빠뜨려 놓을 수 있었으면 하는, 애처로운 애정의 거창한 욕망이기 때문이다. (107쪽)

"인간은 하나의 관념이 아닙니다, 랑베르."
... "관념이죠. 아주 짧은 관념이죠. 인간이 사랑에서 돌아서는 그 순간부터 그렇죠. 그런데 바로 우리들은 사랑이 불가능해졌지요. 단념하십시오, 선생님. 사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다립시다. 그리고 정말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영웅적인 연극을 부리지 말고 전반적인 해방을 기다립시다. 저는 그 이상 더 나가지 않겠어요."(154쪽)

주민들은 자기들을 서로 가깝게 만들어주는 따뜻한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기들을 서로 멀게 만드는 경계심 때문에 그런 요구에 감히 자신을 내맡기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웃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것, 모르는 동안에 페스트에 걸릴 수 있고,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서 병균이 전염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181쪽)

그래서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분명한 언어를 쓰지 않는 데서 온다는 것을 나는 알았습니다.(230쪽)

그러나 또, 한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님을, 적어도 사랑이라는 것이 자신의 표현을 발견하는 데 충분히 강력한 것이 못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어머니와 그는 언제나 침묵 속에서 서로 사랑할 것이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 혹은 그는 - 일생 동안 자기네들의 애정을 고백하지도 못한 채 죽을 것이다.(261쪽)

정도는 다르지만 도시의 구석구석에서, 그 남자들과 여자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성질이 다르고, 그러면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대부분은 곁에 있지 않은 사람을 향해서, 한 육체의 온도를, 애정을, 혹은 습관을 전력을 다해서 외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흔히 자기도 모르는 중에 인간들과의 우정의 밖에 있다는 것, 편지라든가, 기차라든가, 배라든가 하는 어떤 우정 수단을 통해서, 남들과 어우러져 볼 수 있는 처지도 못된다는 것을 괴롭게 여기고 있었다.(268쪽)


 

페스트.이방인(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30-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알베르 카뮈 (범우사,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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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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