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十個詞彙中的中國(2011년)

위화 지음 |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중국 현지에서는 출판되지 못했다. 타이완에서 중국어판이 출간되었고(2011년) 곧장 프랑스, 미국, 유럽 등지로 번역 출간되었다. 부제로 책의 정체를 잘 설명한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체험이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맞춤하게 얽혀 있어서 재밌게 읽힌다. 위화가 고른 열 가지 단어는 다음과 같다. 인민, 영수, 독서, 글쓰기, 루쉰, 차이, 혁명, 풀뿌리, 산채, 홀유(뒤의 두 단어 산채와 홀유는 중국어 단어를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다). 최근에 와서야 중국에 관한 비역사서가 인문사회 출판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출판사들의 노력에 비해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위화의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지금까지 읽은 중국의 역사, 경제, 정치에 대한 지식과 정보 뒤에는 기이한 근현대사를 거쳐온 중국인들의 삶이 있고, 하나의 역사적 사건들이 이 수억 인구의 삶에 정도는 다르지만 거의 예외없이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에도 생존해 있는 이 수억 중국인들이 현대 중국을 이끄는 다수가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들은 살아오는 동안 정말로 이상한 일들을 겪었다. 처음엔 단지 전체주의 국가의 한 비판적인 지식인이 쓴 자전적 수기 정도로 여겼다가 책을 읽어나가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실증과 사실의 자리를 저자의 자전적 경험이 채우고 있지만 그 덕택에 사회과학으로는 도저히 그릴 수 없는 한 사회와 그 사회의 개인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은 홍은택 씨의 <중국 만리장정>도 위화의 이 책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고, 위화의 책 못지않게 재밌을 것 같다(홍은택 씨의 전작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은 정말 멋진 여행기다). 



* 중국어 표기와 관련해서, 일러두기에서 이렇게 밝혀놓았다. "중국어에서 고유명사와 일반명사가 결합된 단어의 경우 고유명사는 중국어 발음으로, 일반명사는 우리말로 표기했다. 예)톈안먼->톈안문, 쯔진청->쯔진성, 댜오위다오->댜오위도." 쯔진청은 자금성의 중국식 발음인데, 통일성을 위해 중국어 발음으로 표기하기로 했나 보다. 이런 식으로 고유명사와 일반명사를 구분해 표기하는 것이 적절한 타협안인 것 같다. 다음 번에 중국어 발음 표기가 있는 책을 또 맡게 되면 참고할 생각.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저자
위화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9-08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말하다!소설가 위화가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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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권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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